남성미의 상징이었던 근육, 그런데 여성들도 그 근육을 탐하기 시작했다.
개미 허리에 하얗고 긴 다리, 50kg가 안 되는 체중, 바람 불면 훅 하고 날아갈 것 같은
몸매는 모든 여성들의 워너비였다. 하지만 2015년 지금 대한민국 여성미의
기준은 변화되고 있다. 세계 머슬마니아 대회에서 동양인 최초로 5위를 수상한 유승옥,
미국 미식축구 스트레칭 코치 예정화 등 운동으로 건강한 몸을 만드는
여성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TV, 인터넷, SNS를 통해 그녀들의 운동법이 소개되면서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건강한 몸을
만들고자 하는 열풍이 불고 있다. ‘씨스타’ 같은 건강한 여성 아이돌들이 주목을 받고 꿀벅지,
애플힙 같은 신조어들까지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왜 이 시대 여자들은 근육을 탐하는 것일까?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와 역할이 높아짐에
따라 강인한 여성상이 요구되고 남성 못지 않은 건강미를 갖고자 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성의 몸을 바라보는 사회의 근본적인 시각과 여성들 스스로의 인식 또한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몸이 아닌, 스스로 만족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몸을 가꾸는 머슬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시대의 변화되고
있는 여성상을 만나보자.
▶ 최근 연예계나 방송가에서는 머슬 글래머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연예계 뿐만 아니라 일반 여성들에게도 찾아 볼 수 있다. 최근 근육을 키우기 위해 피트니스 센터를 찾고 있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또한 한 온라인 쇼핑몰의 분석에 의하면 근력 운동을 위한 트레이닝 제품과 헬스보충제의 여성 구매률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 시대 여성들은 왜 근육을 갈구하는 것일까? 근육의 매력에 푹 빠진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과거의 여성상은 수동적이고 남성에게 보호받아야 하는 청순하고 가련한 존재였어요. 현재 머슬녀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여성들이 남성과 다르지 않는 몸으로 변화하고 싶다라는 욕구들이 점차 사회적인 변화와 함께 드러난다고 말씀드릴 수가 있겠죠.
- 곽윤정 세종사이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INT 中
▶ 은교의 워너비 바디는 근육질 미녀! 대한민국의 미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
168cm, 48kg 대한민국 워너비 몸매로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던 스무 살 은교양. 그런 은교가 6개월 전부터 본격적으로 근력 운동을 시작했다. 종잇장 같은 어깨로 50kg이 넘는 바벨을 들고 가녀린 두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하체 단련 운동을 한다. 근육을 만드는 매력에 푹 빠진 은교는 운동을 하느라 남자친구를 만들 시간이 없다고 한다. 스무 살 꽃 다운 나이, 은교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지금도 말랐다는 소리를 듣는 편인데 예전에는 그냥 뭐라고 해야 할까.. 그냥 볼품없게 말랐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운동 이후에는 ‘신이 내린 힙라인’이라는 이야기 까지 들어요.
여자는 평생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평생 운동하면서 건강하고 탄력 있는 아름다운 몸을 유지하고 싶어요.
- 차은교(20) INT 中
▶ 강인한 여성, 남자의 근육까지 탐하다
2015년 머슬마니아 대회 모델 부문에서 각 분야별 1위에 오른 4명의 선수 중 유일한 일반인이었던 오유미. 그녀는 석사출신 S전자 대리이다.
“제가 그날 대회에서 트로피를 받고 나서 그 다음날 새벽에 바로 회사에 긴급하게 처리해야 할 업무가 생겨 그 새벽에 바로 구미로 내려가서 출근을 했던 기억이 나요. 하반기 WBC 대회 첫날에도 밤 9시까지 야근을 했었구요. 야근을 하고 진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서울에 올라가니까 새벽 3시정도 되더라구요. 두 시간 자고 출전을 해서 받은 상이기 때문에 모든 상들이 저에게는 고생하고 노력한 것들의 결과물이죠. 너무 소중해요. 아직도 그 때 순간을 기억하면 진짜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 같아요. 그 감동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S전자 대리 오유미 INT
야근과 회식의 반복이라는 직장인의 악조건 속에서도 철저한 식이요법과 꾸준한 운동을 해나가고 있는 오유미씨. 대회에 나간 후 기사가 나오기 전까지 동료들은 그녀의 출전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쏟아지는 업무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것은 물론 하루 3시간 운동은 기본. 심지어 바쁜 하루를 쪼개고 쪼개서 잠들기 전 전공 관련 자격증 공부와 중국어공부도 하고 있다는데... 그녀야말로 이 시대의 슈퍼우먼이 아닐까?
“하루 24시간 중에서 제가 소비하는 시간이 업무를 위한 시간, 휴식을 위한 시간 그리고 잠을 위한 시간 이렇게 밖에 사용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운동을 하고나서는 오히려 자기 관리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 같아서 만족스러워요.”
-S전자 대리 오유미 INT
"여성이라하면 과거에는 수동적인 존재였고 보호받고 청순하고 가련하고 뭐 이런 존재였었다고 한다면 이제는 남성하고 다르지 않는 몸을 지닌 여성으로 변화하고 싶다라는 욕구들이 점차 사회적인 변화와 함께 드러난다고 말씀드릴 수가 있겠죠."
-상담심리학 교수 곽윤정 INT
▶ 근육을 만들며 ‘나’를 찾아가는 그녀들
58세, 최고령 보디빌더 오영. 운동을 시작한 지 1년 3개월 만에 젊은 사람도 얻기 힘든 보디빌더 국가대표의 타이틀을 단박에 거머쥐며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아내로서 엄마로서 부족할 것 없는 삶을 살던 그녀의 삶이 무료하게 느껴질 무렵, 운동에 몰입하면서 삶의 활력소를 되찾았다고 하는데...
“욕심이 많았어요. 뭐든지 더 갖고 싶고 내가 더 부족한 것 같고 항상 끊임없이 욕심을 갖다 보니까 행복한 마음이 안 들더라구요. 근데 이 운동을 하면서 그런 욕심이 어느 새 없어지고 내가 정말 모든 게 다 필요 없고 건강하게 하루를 행복하게 살면 그게 최고다 라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진짜 운동을 하고나서 몸이 건강해지면서 다 좋아진 것 같아요.”
-오영 INT
그렇게 반대하던 남편도 이제는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다. 아내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는 물론 본인도 70세가 되는 해에 미스터 보디빌더 대회에 나가겠다며 매일 체육관을 찾는다고 한다.
“그렇게 반대하던 우리 남편이 지금은 오히려 부러워해요. 우리 남편이 68세인데, 한 2년 정도 더 날 더러 더 가르쳐달라고 하더라구요. 몸 만들어서 자기도 한 번 대회 나가볼까? 이러면서. 평소에 내가 힘들다고 하면 더 열심히 하라고 톡도 보내주고 남편이 지금은 열렬한 후원자가 됐어요.”
-오영 INT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동안 소위 머슬녀라 불리는 많은 여성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그녀들이 운동을 시작하고 근육을 만들게 된 계기와 이유는 제각기 달랐지만 근육이 그들에게 주는 의미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 어떤 일을 하든지 자신감이 생기고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다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아요. ”
-배은주 가정주부 INT 中
“ 저 자신을 극복하고 한계를 뛰어넘는 그런 의미로 느끼고 있어요. ”
-김소화 등학교 영어교사 INT 中
능동적인 삶의 자세로 건강한 아름다움을 위해 오늘도 퇴근 후, 혹은 집안일을 끝내고 리모콘 대신 바벨과 아령을 드는 그녀들의 의미 있는 도전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