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다큐 3일에서는 대구 연탄불고기 포장마차 골목에 대해서 방송을 한다.
이곳은 해가 뜨면 공구상가에서 해가 지면 포장마차 골목으로 변하는 곳이다. 이렇게 세월이 흘러
40년 이상이 지난 지금도 우동 한 그릇에 서민들을 위로하고 소주한잔으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대구 북성로에서 세 번의 밤, 그 맛있는 밤의 이야기를 함께 한다.
대구 북성로는 공구골목으로 1970년대 산업화 시기에 국내 거의 모든 공구가 있고에 모인다고
할 정도로 엄청난 전성기를 누렸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불황 탓에 한산한 골목으로
변하게 되었다. 공구 상가들이 문을 닫는 오추 6시가 되면 이곳 북성로 골목은 다른 세상으로
변한다. 연탄 냄새가 골목에 진동을 하면서 곳곳에 있는 14개의 포장마차가 하나, 둘 씩
모습을 보이기 시작을 하는 것이다.
북성로 골목에 들어서는 대부분의 포장마차 메뉴는 연탄불고기와 우동 단 두가지로 되어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 누구에게나 똑같은 음식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연탄불고기와 우동을 먹으면서 밤새 사람 사는 이야기 꽃이 핀다.
이곳에서는 연탄가스를 마시면서 고기를 굽는 포장마차 사장님과 이곳을 찾은지 30~40년 된
단골부터 20대 젊은이들까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피로를 풀어지는 곳이 되었다.
“이모! 여기 소주 한 병 더 주세요” 기분 좋은 취기와 함께 북성로의 밤이 무르익어가는 신호탄이 울렸다!
스펙전쟁에 지치고 미래 걱정에 잠 못 이루던 20대 청춘도 오늘만큼은 고민을 떨쳐버리고,
뜨끈한 국물 한 모금에 위로받는다.
아내로, 엄마로 살아가며 자신을 잊고 있던 50대 김해숙 씨 일행은 일주일 전 난생 처음으로
서울 여행을 다녀왔다. ‘한복을 입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다’는 누군가의 엉뚱한 장난에 속아
경복궁에는 발도 들이지 못했지만, 그때를 생각하며 소녀처럼 웃어 보인다.
자신만의 시간을 찾아 친구와 함께 맛있는 수다를 즐기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훌훌 털어낸 마음이 가볍다고 겪어 온 인생사까지 가벼우랴! 푸짐하게 말아 낸 우동 한 그릇에는
뜨거운 맛, 매운 맛 다 본 인생의 희로애락이 우러나 있고, 지글지글~ 불맛 가득한
연탄 불고기에는 풍미 가득한 인생 철학들이 듬뿍 배어 있다.
청년들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 헤아려 마음까지 가볍게 해주고, 중년에게는 누가 더 잘난 것도
또 더 못난 것도 없던 그 시기를 떠올리게 하는 낭만과 행복의 공간 북성로 포장마차 골목.
이곳에서 밤이면 통용되는 행복의 문을 여는 주문이 있다. 바로 ‘먹고 마시며, 인생을 나누는 것’ 이다
북성로 골목의 연탄불은 퇴근할 때도 좀처럼 꺼지지 않는다. 연탄불고기 골목에서 연탄불은
생명과 같기 때문이다. 이 ‘생명불’을 23년째 묵묵히 지피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포장마차의 여주인 임성순 사장. 연탄불이 가족을 먹이고 입히는 ‘생명불’ 이었기에
그녀는 독한 연탄 연기도 고된 밤일도 이겨낼 수 있었다.
그런가하면, 아내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타오르는 연탄도 있다.
19년째 북성로에서 원조격 포장마차를 운영하고 있는 장호진 사장네 연탄이다.
장호진 사장에게 연탄불고기 포장마차란 20년을 함께한 그의 인생이며, 가족과 한 약속을 지킬
수 있는 희망이다. 북성로 연탄불고기 포장마차 골목에서는 오늘도 뜨끈한 인생과
희망이 연탄불처럼 은근히 올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