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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의비밀 상주군 정미소 구두쇠 할아버지와 심청이네 방앗간 박두준 할아버지 박수연 수동정미소 200년 된 정미소(방앗간)

■ 구두쇠 할아버지와 심청이네 방앗간

 

 

쌀이 많이 나는 경상북도 성주군의 한 마을. 이곳엔 지은 지 150년이 다 된 옛 방식의 정미소가 있다. 60년 넘게 이 방앗간을 지켜온 박두준(93세) 할아버지. 젊은 시절 방앗간 설치 기술자였던 할아버지는 방앗간의 기계를 손수 다 설치했다. 평생토록 ‘정직’을 신념으로 삼고 손님들에게 1등급의 쌀만을 100% 도정해 팔아온 할아버지. 정직하게 좋은 쌀을 팔면 손님들이 알아주고 계속 찾을 거라 믿는다. 그런 할아버지의 곁을 지키는 사람은 8남매 중 둘째, 수연씨. 곧 환갑을 앞둔 나이. 시어머니도 살아계시지만 6년 전 친정어머니가 불의의 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신 후 홀로 남은 아버지 곁을 지키기 위해 내려왔다. 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방앗간 기계를 만진 지 어느덧 6년. ‘고객이 왕‘이기 때문에 방앗간은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93세의 나이에도 고집스럽게 방앗간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 기계는 장난감, 방앗간은 놀이터

 

 

 

새벽이든 한밤중이든, 설날이든 고객이 찾아오면 늘 문을 열어주는 방앗간. 이제 좀 쉬어도 되건만 할아버지는 손님이 오면 늘 방앗간으로 나온다. 13살 때부터 방앗간 일을 시작해 온 할아버지에게 기계는 장난감이고 방앗간은 놀이터다. 6년 동안 할아버지의 일을 도운 딸이 이제 기계를 만질 줄 알지만 아직도 제 손으로 다 해야 성이 풀리는 할아버지. 딸은 할아버지가 이제 연세가 많아 혹시라도 넘어질까 걱정이지만 그래도 일을 하겠다는 할아버지 고집을 꺾을 수가 없다. 오늘도 힘차게 돌아가는 할아버지의 놀이터를 구경해 보도록 한다.

 

# 언제나 곁에서 지켜주는 든든한 심청이

 

 

 

결혼해 학원을 운영하던 딸 수연씨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할아버지 곁으로 왔다. 할아버지가 방앗간을 놔두고 아들들 집으로 가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수연씨를 심청이라 부른다. 외식을 싫어하고 기름진 음식도 싫어하는 할아버지의 입맛에 맞춰 매 끼니를 정성으로 차려내고 밤에도 곁을 지키며 말벗이 되어주는 수연씨. 조금이라도 신세지기를 싫어하는 아버지 성격을 잘 알기에 “나는 아버지가 없으면 안돼요” “아버지 없으면 제가 사는 목적이 없습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내색은 안 해도 ‘내 딸이 심청이 보다 더 낫다’ 라고 자랑하는 할아버지. 오늘도 심청이 덕에 든든한 할아버지다.

 

# 구두쇠 vs 심청이, 승자는 누구?

 

 

평소 할아버지는 ‘티끌모아 태산’ 이라며 무엇 하나 쉽게 버리지 않고 아껴 쓰며 검소하게 생활한다. 오랜만에 찾아온 사위가 영양보충을 시켜 주겠다며 외식을 제안한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손사레 치며 그냥 집에서 수제비를 끓여 먹자고 하시는데. 유난히 수제비에 자신 없는 수연씨는 하는 수 없이 반죽을 가위로 잘라가며 어설프게나마 수제비를 만들어 낸다. 그러나 청양고추를 너무 많이 넣는 실수를 해 버리는데. 매운 수제비를 먹느라 고역인 수연씨 부부에 반해 할아버지는 태연하게 수제비 한 그릇을 다 드시는 할아버지다. 더운 날 매운 수제비도 할아버지의 구두쇠 기질 앞에선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런 구두쇠 할아버지에게 수연씨는 필요할 때 마다 용돈을 받아쓰는데. 어느 날 화장품이 다 떨어진 수연씨. 할아버지에게 화장품을 사게 돈을 달라고 하는데 할아버지는 쓸 데 없는 돈이라며 전혀 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화장품 살 돈을 받아내기 위해 갖은 애교를 동원하는 수연씨. 급기야 예전에 고왔던 사진까지 내밀어보는데. 수연씨의 애교 작전은 과연 할아버지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네가 있어 참 고맙다’

 

 


밀 수확 후라 한창 바쁜 때, 밀방아 기계에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손님들이 덜 건조시킨 밀을 가져와 빻다보니 밀가루가 체에 뭉쳐 구멍이 난 것 
할아버지의 표정은 점점 굳어 가는데. 이때 공구를 들고 여자의 몸으로 올라가기 힘든 높은 위치의 기계도 한 번에 뛰어 올라가 살펴보는 수연씨. 금세 기계의 고장 난 부분을 찾아 뚝딱뚝딱 고쳐 나간다. 수연씨가 힘쓴 덕분에 기계는 다시 힘찬 소리를 내며 돌아가기 시작하고, 그제서야 할아버지의 얼굴에도 안도의 미소가 번진다. 방앗간을 위기에서 구해 낸 딸 수연씨에게 할아버지가 건넨 한 마디는 무엇이었을까?

 

오늘도 알콩달콩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구두쇠 할아버지와 심청이네 방앗간을 <장수의 비밀>에서 보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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