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보자들”에서는 오랜 시간동안 포항 전통시장인 흥해 시장에서 추어탕을
팔고 있는 모녀를 소개한다. 무려 46년 동안 시장안에서 작은 추어탕 가게를 하고 있는
모녀는 97세 수향 할머니와 79세 딸 옥분 할머니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모녀는 흥해 시장에서 미꾸라지와 마늘, 시래기, 집간장, 집된장을 이용해서 할머니표
추어탕을 끓여 손님들에게 제공을 하고 있다. 그렇게 무려 46년이라는 세월이 흐렀다.
추어탕과 함께 모녀가 직접 만드는 시골 반찬까지 정성이 그대로 녹아 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새벽부터 일어나 추어탕을 끓이는 딸과 그런 딸 바로 옆에서 밑 재료를 준비하는 엄마.
모녀는 지금까지 함께 할매 추어탕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가끔은 서로 티격태격 하지만
둘이 함께 있을 때 가장 마음이 편하다는 모녀. 오랜 시간을 함께 해서 이제는 눈빛만
보더라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다. 97세 엄마는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딸이 말하는 것은 척척 알아 듣는다.
<옥분할매추어탕>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동해대로 1574번길 4 (마산리 29-26) 054-262-9905
추어탕을 끓이며 열심히 살아 온 모녀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그것은 지난 달 15일에
발생한 포항 지진이다. 지진의 진앙지인 흥애읍 흥해시장. 이곳은 몇몇 상인들이 지진으로
평생 일했던 보금자리를 잃고 말았다. 할매 추어탕 역시 지진의 여파로 항상 북적이던
가게의 손님이 3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지진이 발생한 이후 모녀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남들은 이제 그만 일을 쉬라고 하지만 모녀는 가게를 떠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모녀의 추어탕을 먹기 위해서 찾아오는 단골 손님들 때문이다.
학창시절부터 찾아왔던 손님들은 중년이 돼서도 찾아오고 외국에 나가 살면서 한해에
두 번씩 가게를 찾는 단골 손님들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는 모녀. 그래서 모녀는 가게를
떠날 수가 없는 것이다. 오늘 방송을 통해 추어탕 모녀의 따뜻하고 포근한 정을 느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