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 해녀 정미 씨>
경남 거제도에 있는 밭도라는 섬에는 초보 해녀 하정미(41) 씨가 물질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백발이 성성한 70대 노장 해녀들을 따라 부지런히 바닷속을 드나드는 그녀는 이제 해녀가 된지 1년이 되지 않은 초보 해녀입니다. 그런데 보통 초녀 해녀는 바닷가 근천에서 물질을 하기 마련인데 이상하게도 하정미 씨는 수심이 깊은 바다인 “밭도”에 나가서 물질을 하는 해녀배의 일원입니다.
해녀배 일원 중에는 물질 경력만 수십 년인 “대상군” 해녀가 다섯 명으로 훌륭한 물질 만큼 성격도 강합니다. 정미 씨는 특유의 싹싹함과 부지런함으로 사랑받는 막내가 되었습니다. 하정미 씨는 선배 해녀의 출퇴근길도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상순 해녀들이 부르면 언제나 싫은 기색 없이 달려갑니다. 아직도 물질이 서툴고 깊은 바닷속에 들어가는 것이 무섭기도 하지만 해녀가 갖춰야 할 기술부터 정신력까지 배우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도 물질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세 아이의 엄가가 됩니다. 금산, 고은, 시은 이렇게 세 아이를 둔 정미 씨는 아이들에게 밥을 해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나서 아이들이 잠든 사이에 집안일을 해놓고 잡아온 해물까지 손질을 하고 있습니다. 옆에서 남편이 지금이라도 도와주면 좋겠지만 남편은 직장 때문에 주말부부로 살고 있어 정미 씨는 아빠 역할까지 해야 합니다.
하루 48시간처럼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열심히 일하고 있는 그녀의 얼굴에는 힘든 기색보다는 생기가 넘칩니다. 하정미 씨가 이처럼 바쁘게 살아가는 데는 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하정미 씨는 몽돌 해변으로 유명한 거제도 학동에서 자랐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큰 교통사고를 내고 돌아가시고 가족들은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도망치듯 고향을 떠나야 했습니다. 홀로 된 어머니와 몸 약한 오빠, 거기에 어린 남동생, 누구 하나 집을 책임질 사람이 없었던 상황에 정미 씨는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서 생활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하정미 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해 옷 장사, 미용사, 포장마차, 레스토랑 등 한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일을 하면서 투잡에 쓰리잡까지 일을 했습니다.
정미 씨가 이렇게 욕심을 내고 열심히 살아야 했던 이유는 바로 가족입니다. “가족이 너무 소중해 고생시키기 아까웠다” 말하는 정미 씨는 닥치는 대로 일하며 돈을 모아 어미니 집을 짓고 남동생 택시도 마련해줬습니다. 그리고 사고 현장에서 끌어올리지 못했던 아버지 사고 차량도 직접 나서 견인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그녀는 경제적으로 안정을 이루었지만 새로운 꿈을 찾아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 꿈은 고향 바다로 돌아가 물질하며 살고 싶은 것입니다. 가족들 보기에도 자랑스럽고 으뜸가는 해녀가 되는 것이 그녀의 꿈입니다.
바닷속에서 물질할 때면 세상에서 모든 것을 벗어 던지고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마음이 편해진다는 정미 씨는 해녀 선배들에게 물질하는 기술도 배우고 어떠한 경우에도 굴하지 않는 강이한 삶의 태도도 배웁니다. 아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지지해주는 남편 영호 씨와 해산물이라면 모두 엄마가 잡아 온 줄 알고 깨끗하게 먹는 아이들의 응원까지..
그녀의 해녀 수업은 순항 중에 있습니다. 그녀는 오늘도 파도치는 바다에 뛰어들며 초보 해녀지만 마음은 대상군 못지않은 열혈 해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 인간극장 홍성 두리마을 이장 최익 부녀회장 이정옥 부부 아욱 근내 농사 반찬나눔봉사 귀농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