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에는 이제 스무살이 된 부부가 있다.
이들 부부는 노완준, 최리즈 부부로 둘다 올해 스무살이 된 젊은 부부다.
완준 씨는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 부모님이 이혼을 해서 동생과 아버지와 함께 살게 되었다.
아버지는 술에 의존해서 살아 가족을 돌보지 않아 완준씨가 동생과 가정 살림을 떠맡아야 했다.
힘든 생활이 계속이어지자 도망치듯 집을 나와서 제발로 보육원에 입소를 했다.
보육원에서 중,고등학교를 보내고 열아홉 살이 되어서 보육원에 더 이상 있을 수 없게 되었다.
3일 정도 자립 교육을 받고 퇴소를 했지만 아무것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완전한
상태로 독립을 하게 된 것이다.
새벽엔 청과물시장에서 일을 하고 일이 끝난 뒤에는 지낼 집을 알아보러 다녀야 했다.
그러던 중 친구의 친구로 우연히 만나게 된 부인 최리즈 씨. 알고보니 완준 씨와 리즈 씨는
초등학교 동창이였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에서 태어난 리즈 씨도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다. 비슷한 상처를 가지고 자라 서로를 더 잘 바라보고 이해했던 두 사람은
서로 연인 사이가 되었다. 연애를 시작한지 4개월 정도 되었을 때 리즈 씨는 완준 씨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했다. 바로 임신을 했다는 것이다.
처음 소식을 들은 완준 씨는 3두 정도 방황을 하면 고민을 했다. 하지만 부모에게 버림을
받고 보육원에 있는 친구들과 서로의 상처를 공감하며 지냈더 시간들은 완준 씨를
무책임한 부모들처럼 내아이를 포기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아이가 바로
아들 지훈이다. 순하고 예쁜 지훈이는 스무살에 부모가 된 완준 씨와 리즈씨에게는 이세상에
하나 뿐이 없는 보물이다.
제 발로 보육원에 찾아갔던 열다섯 소년은 열아홉 살에 아기 아빠가 되어 스무 살에 어엿한 가장이
되었다. 늘 완준 씨의 편이 되어주려는 아내 리즈 씨와 토끼 같은 아들 지훈이. 온전한 가정이
간절했던 완준 씨에게 두 사람은 비로소 ‘가족’의 의미를 알게 해 준 든든한 울타리다.
아내와 아들을 위해 대학교 1학년까지 다니다 학업을 중단하고 생계에 뛰어든 완준 씨.
작년부터 한 중견 가구회사에서 계약직 사원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여느 가장과 다름없이 아침 일찍 출근해서 저녁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하느라 예쁜 아내와
아들 지훈의 얼굴을 제대로 볼 시간이 없는 완준 씨. 요즘 그의 최대 고민은 ‘시간빈곤’이라고…
매일 밤, 완준 씨는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나는 오늘 지훈이에게 아빠로서 책임을 다했는가?’
아버지가 되자, 절로 가장의 무게를 느끼는 완준 씨…그토록 원망스러웠던 자신의 아버지를
조금씩 이해해 보려 노력하고 있다.그래도 아직은 불행한 기억만을 안겨 준 아버지가 완준 씬
불편하다.
그런 남편과 시아버지와의 관계를 개선해보기 위해 리즈 씬 마음을 쓰고, 결국 완준 씬 몇 년 만에
아버지를 마주하게 되는데…스무 살에 아버지가 된 완준 씬 과연 아버지를 용서할 수 있을까?
결핍과 불행을 일찍 알아버린 자신들이었기에 아이만큼은 온전한 가정에서 사랑으로 키우고
싶다는 완준 씨와 리즈 씨.
남들에게 의지하면 끝이 없다는 생각과, 부모 노릇은 스스로 해야 한다는 신념하에 두 사람은
오늘도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비록 현실은 녹록치 않지만, 이들 부부는 귀여운
아들 지훈이를 키우며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하지만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두 사람은 부딪힐 일이 많아지고,특히 서로 다른 육아 방식을 주장하며 갈등을 맞곤 한다.
아이가 생겨 황급히 살림을 마련하느라
꿈에 그리던 결혼식도 올리지 못한 채 사는 완준과 리즈 씨 부부.이제 지훈이 첫돌이 다가오며
두 사람은 모두에게 정식으로 인정받고, 진정한 가족의 탄생을 축하받고자 뒤늦게나마
결혼식을 준비한다.
결혼식을 준비하며 여느 신랑 신부처럼 크고 작은 문제로 옥신각신하지만, 두 사람은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가을을 맞고 있다. 스무 살, 이르게 부모가 된 완준 씨와
그의 천생연분 리즈 씨.두 사람의 늦장 결혼식이 있던 날, 가족의 탄생을 축복하듯 빛나는
가을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렸다!